신경병증
자다가 손이 저려 깬다면 — 손목터널증후군, 목디스크와 어떻게 가르나
손이 저리면 먼저 목디스크를 떠올리는 분이 많지만, 밤에 저려서 깨고 손을 털면 나아지는 저림은 목이 아니라 손목 안의 좁은 통로에서 정중신경이 눌리는 손목터널증후군인 경우가 흔합니다. 목 치료를 몇 달 받아도 저림이 그대로라면 눌린 자리를 다시 찾아야 합니다. 광화문 진료실에서 손저림의 원인이 손목인지 목인지 어떤 순서로 확인하고, 부목과 주사와 수술은 각각 언제 검토하는지 근거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 작성 의료진
- 김현빈 대표원장 · 통증의학 전문의
- 진료 범위
- 손목의 수근관에서 정중신경이 눌려 생기는 손목터널증후군의 감별 진단과 비수술적 치료
- 발행일
- 최종 수정일
밤에 저려서 깨는 손, 손목터널증후군은 어떤 상태인가요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은 손목 안쪽의 좁은 통로인 수근관에서 정중신경이 눌려, 그 신경이 맡은 엄지·검지·중지에 저림과 통증이 생기는 상태입니다. 팔다리를 지나는 말초신경이 좁은 곳에서 눌리는 병 가운데 가장 흔하며, 일반 인구의 약 3~5%가 이 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됩니다 [1] [2]. 여성에게 남성보다 2~3배 많고, 40~60대에 가장 자주 나타납니다 [2] [3].
수근관은 손목의 작은 뼈 여덟 개가 바닥과 양옆 벽을 이루고, 그 위를 두꺼운 인대(굴근지대, 횡수근인대)가 지붕처럼 덮어 만든 닫힌 공간입니다. 이 안으로 정중신경 한 가닥과 손가락을 굽히는 힘줄 아홉 개가 함께 지나갑니다 [3] [4]. 지붕은 늘어나지 않으므로 힘줄을 감싼 막이 붓거나 통로가 좁아지면 갈 곳 없는 압력이 그대로 신경에 실립니다. 터널 안에서 가장 무른 구조가 신경이기 때문에 먼저 상하는 것도 신경입니다.

손바닥 쪽에서 본 수근관 단면. 아래는 손목뼈, 위는 굴근지대(flexor retinaculum), 그 사이를 힘줄들과 정중신경(노랑)이 지나갑니다. 그림: OpenStax College, Anatomy & Physiology(2013), 11장 "Carpal Tunnel" 그림, CC BY 3.0(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3.0/), 원본 그대로 사용(변경 없음) [5].
신경은 왜 밤에 더 눌리나요
터널 안의 압력은 손목 자세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자는 동안 손목이 구부러진 채 오래 있으면 압력이 높은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손목의 수근관 압력은 2~10mmHg 수준인데, 손목터널증후군에서는 손목을 편하게 둔 상태에서도 30mmHg 안팎으로 올라 있고, 손목을 끝까지 굽히거나 젖히면 90~110mmHg까지 치솟는다는 측정 결과가 있습니다 [4]. 압력이 오르면 신경에 피를 대는 가는 혈관이 먼저 막혀 신경이 붓고, 붓기가 다시 압력을 올리는 악순환이 생기며, 오래되면 신경을 감싼 절연층(수초)이 벗겨집니다 [3] [4]. 감각을 전하는 섬유가 힘을 내는 섬유보다 먼저 영향을 받으므로, 저림이 먼저 오고 힘 빠짐은 한참 뒤에 옵니다.
밤에 유독 심한 이유가 여기서 설명됩니다. 잠들면 손목은 저절로 굽거나 꺾인 자세로 굳고, 누워 있으면 팔로 몰린 체액이 손목에도 고이며, 낮처럼 손을 움직여 압력을 풀어 줄 기회가 없습니다. 새벽에 저려서 깨어 손을 털면 잠깐 나아지는 것은 자세가 바뀌면서 압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손목을 굽히거나 젖히면 수근관 압력이 정상의 10배 가까이 오릅니다. 야간 부목이 손목을 곧게 유지하도록 하는 이유입니다. 수치: Aboonq(2015).
손목터널증후군은 왜 생기나요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이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 위에 통로를 좁히거나 신경을 약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얹히면 위험이 올라갑니다 [2] [3]. 여성과 40~60대에 많은 것은 수근관 자체가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으로 설명되며, 임신 중에는 체액이 늘어 통로 안 압력이 오르므로 저림이 흔하지만 출산 뒤 대부분 가라앉습니다 [2] [3]. 당뇨, 갑상선기능저하증, 류마티스관절염은 신경을 취약하게 하거나 조직을 붓게 하거나 힘줄막에 염증을 일으켜 대규모 추적 연구에서 위험을 높였고, 비만은 통로 안 조직 압력이 올라 위험이 약 2배로 보고됩니다 [2]. 신장 기능이 나빠 투석을 받거나 말단비대증이 있는 경우도 관련이 있습니다 [2] [3].
손을 쓰는 방식 가운데서는 강한 힘으로 손목을 반복해서 굽혔다 펴는 작업과 진동공구 사용이 힘줄막을 자극해 붓게 하므로 비교적 일관된 위험 요인으로 꼽힙니다 [2] [3]. 진료실에서는 손저림이 있을 때 손목만 보지 않고 혈당·갑상선 같은 전신 요인이 숨어 있지 않은지 함께 묻습니다.
컴퓨터를 많이 쓰면 손목터널증후군이 오나요
사무용 키보드와 마우스 작업이 손목터널증후군을 단독으로 일으킨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컴퓨터 사용과 손목터널증후군의 관계를 모은 메타분석에서 컴퓨터를 쓰는 근로자의 위험은 일반 인구보다 오히려 낮게 나왔고, 타자와 마우스 사용은 있다 해도 경미한 위험 요인 정도로 평가됐습니다 [6].
원장 의견 · 여러 연구를 종합한 판단
사무직 환자분이 "타이핑 때문이겠죠"라고 물으면 저는 그렇게 단정하지 않는다고 답합니다. 손목을 꺾은 채 오래 두는 자세가 증상을 심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원인을 키보드로만 돌리면 정작 확인해야 할 전신 요인이나 목 문제를 놓치기 쉽습니다.
어떤 증상이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하나요
엄지·검지·중지와 약지의 엄지 쪽 절반이 저리고, 밤이나 새벽에 심해져 손을 털면 나아지며, 새끼손가락은 멀쩡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합니다 [3]. 밤에 저려서 잠에서 깨는 것은 이 병의 대표적인 특징이고, 손을 흔들면 잠깐 편해지는 반응도 진찰 소견의 하나로 기록합니다 [3]. 진행하면 낮에도 저림이 이어지고, 컵이나 스마트폰을 쥐고 있기 힘들어 자주 떨어뜨리며, 손끝 감각이 둔해져 단추 잠그기나 동전 집기가 서툴러집니다. 더 늦으면 엄지 아래 볼록한 근육(무지구)이 마르고 엄지로 물건을 집는 힘이 약해집니다 [3].
저림의 지도에는 감별에 쓸 만한 특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손가락 끝은 저린데 손바닥 한가운데와 엄지 아래 두툼한 살은 상대적으로 멀쩡하다는 점입니다. 손바닥 피부의 감각을 맡는 정중신경의 작은 가지가 수근관 위를 우회해서 지나가기 때문에 터널 안에서 신경이 눌려도 이 부위는 살아남습니다 [3]. 손바닥까지 넓게 저리거나 손등·새끼손가락까지 저리면 손목 이외의 자리를 먼저 의심합니다.

여러 항목이 겹칠수록 손목터널증후군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가 진단이 아니라 진료를 받아 볼지 판단하는 참고용입니다.
목디스크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손저림은 목에서 나오는 신경뿌리가 눌려도, 손목에서 정중신경이 눌려도 생기므로, 저린 범위와 목 동작의 영향과 유발검사 반응으로 눌린 자리를 가려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경과는 이렇습니다. 손저림으로 목디스크라는 말을 듣고 견인과 물리치료를 몇 달 받았는데 저림이 그대로여서 오신 분을 진찰해 보면, 저림이 정중신경 영역에만 있고 고개를 젖히거나 돌려도 변화가 없으며 손목을 굽히거나 눌렀을 때만 저림이 되살아납니다. 이런 분은 목이 아니라 손목이 원인입니다. 반대로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오래 치료받았는데 새끼손가락까지 저리고 목을 젖히면 팔로 뻗친다면 목을 먼저 봐야 합니다.
| 구분 | 손목터널증후군(손목이 원인) | 목디스크·경추 신경근병증(목이 원인) |
|---|---|---|
| 저린 곳 | 엄지·검지·중지, 약지의 엄지 쪽 절반. 손끝 위주, 새끼손가락 정상 | 목·날개뼈 안쪽에서 팔을 타고 내려옴. 신경뿌리 한 줄(엄지 쪽 C6, 중지 C7, 새끼 쪽 C8)을 따라 |
| 시간대 | 밤·새벽에 심함, 손을 털면 완화 | 시간대보다 자세에 좌우 |
| 목 동작 | 고개를 젖히거나 돌려도 변화 없음 | 젖히거나 아픈 쪽으로 돌리면 악화, 손을 머리 위에 올리면 완화 |
| 손목 유발검사 | 손목 굽힘·수근관 압박에서 저림 재현 | 재현되지 않음 |
| 저림의 분포 | 신경뿌리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음(엄지는 C6, 중지는 C7 영역) | 해당 신경뿌리 영역과 일치 |
| 반사·근력·통증 | 팔 반사 정상, 진행 시 엄지 힘만 약해짐, 목·어깨 통증 드묾 | 반사 저하, 특정 동작 힘 빠짐, 목 통증 흔함 |

손목이 원인일 때(청록)와 목이 원인일 때(벽돌색)의 차이. 두 가지가 겹치는 경우도 있어 한쪽으로 성급히 단정하지 않습니다.
두 곳이 동시에 눌려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신경이 목과 손목 두 군데서 눌리면 한 곳만 눌렸을 때보다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는 이중압박 개념이 있어서 [3], 손목터널증후군이 확인됐더라도 목 소견이 함께 있으면 두 곳을 모두 치료 대상에 넣습니다. 약지와 새끼손가락만 저리고 팔꿈치를 굽히면 심해진다면 팔꿈치 안쪽에서 척골신경이 눌리는 팔꿈치터널증후군을 따로 확인합니다. 양손과 양발이 함께 저리면 당뇨 등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을 먼저 봅니다.
진료실에서는 어떤 순서로 확인하나요
손목터널증후군은 병력과 진찰로 진단하는 병이고, 신경전도검사와 초음파는 확진과 중증도 판단, 다른 원인의 배제를 위해 선택적으로 씁니다 [3]. 첫째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손가락이 저린지, 새끼손가락도 저린지, 밤에 깨는지, 손을 털면 나아지는지, 고개를 움직이면 달라지는지, 임신·당뇨·갑상선 병력이 있는지를 들으면 원인 후보의 절반이 걸러집니다. 둘째는 진찰입니다. 손목을 굽힌 채 잠시 두거나(팔렌 검사), 손목 한가운데를 가볍게 두드리거나(티넬 징후), 엄지로 수근관을 눌러(수근관 압박검사) 평소의 저림이 되살아나는지 봅니다. 검사 하나하나의 정확도는 50~80% 범위로 편차가 있어 한 가지 결과에 기대지 않고 병력과 여러 검사를 묶어 판단합니다 [3]. 같은 자리에서 목을 젖히고 돌려 팔로 뻗치는지, 팔꿈치 안쪽을 눌러 새끼손가락이 저린지, 엄지 아래 근육이 반대쪽보다 마르지 않았는지도 확인합니다.
셋째가 기기 검사입니다. 저희 진료실에서는 초음파를 먼저 봅니다. 수근관 입구에서 정중신경의 단면적이 커져 있으면(대체로 9~10mm² 이상) 눌린 신경이 부어 있다는 뜻이고 [8], 통로 안에 결절종이나 두꺼워진 힘줄막처럼 신경을 미는 다른 구조가 있는지도 같은 화면에서 확인됩니다. 신경전도검사는 정중신경을 따라 전기 신호가 손목을 지나며 얼마나 느려지는지를 재어 경도·중등도·중증을 나누는 검사로, 특이도는 약 94%로 높지만 감각 신경 검사의 민감도는 약 73%여서 정상으로 나와도 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7]. 그래서 진찰 소견이 뚜렷한데 검사가 정상이면 임상 진단을 우선하고, 수술을 상의하는 단계나 목·팔꿈치와의 구분이 애매할 때 신경전도검사를 요청합니다.
그냥 두면 어떻게 되나요
일시적 원인이 있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원인 없이 생긴 경우를 오래 두면 감각과 근육의 손상이 되돌리기 어려운 단계로 갈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저림은 출산 뒤 대부분 가라앉습니다 [2] [3]. 그러나 밤에만 저리던 것이 낮까지 이어지고, 손끝 감각이 둔해지고, 엄지 아래 근육이 마르는 순서로 진행하면 신경 안의 절연층과 섬유 자체가 상한 상태입니다 [4]. 이 단계에서는 수술로 통로를 넓혀도 감각과 힘이 더디게, 때로는 불완전하게 돌아옵니다. 치료의 목표는 저림을 없애는 것 이상으로, 근육이 마르기 전에 압력을 낮춰 신경이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보존치료는 무엇을 하나요
힘 빠짐과 근육 위축이 없는 경도~중등도 손목터널증후군은 야간 부목과 생활 교정으로 시작합니다. 야간 부목은 자는 동안 손목을 곧게(중립) 고정해 압력이 오르는 자세를 막는 도구입니다. 코크란 고찰은 부목의 효과에 대한 근거의 확실성이 낮다고 평가했지만, 값이 싸고 안전하며 부작용이 거의 없어 초기 선택지로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9]. 밤 착용을 기본으로 하고, 낮에 얼마나 찰지는 손을 쓰는 정도와 증상에 따라 조정합니다. 낮에도 고정하면 근육이 약해지고 오히려 손이 불편해지기 때문입니다.
생활 교정은 손목을 끝까지 굽히거나 젖힌 채 오래 두는 자세를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스마트폰을 쥘 때 손목을 꺾지 않기, 마우스와 키보드를 손목이 일직선이 되는 높이에 두기, 강한 힘으로 쥐고 비트는 동작을 나눠서 하기 같은 것들입니다. 소염진통제는 통증이 있을 때 짧게 씁니다. 당뇨·갑상선 같은 전신 요인이 있으면 그 조절이 손목 치료의 일부입니다. 손목과 손가락을 통증 없는 범위에서 천천히 펴고 굽히는 가벼운 움직임은 병행해도 좋지만, 그것만으로 눌린 신경이 풀린다는 근거는 제한적이어서 부목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부목을 2~4주 꾸준히 써도 밤에 깨는 횟수가 줄지 않으면 다음 단계를 상의할 시점입니다.

보존치료에서 주사, 수술로 이어지는 단계. 각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은 기간이 아니라 증상의 강도와 신경 손상의 정도로 정합니다.
주사는 언제, 어떻게 하나요
주사 시점은 정해진 주수가 아니라 증상의 강도와 경과로 정합니다. 대체로 야간 부목과 생활 교정을 해도 저림이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나빠질 때, 또는 밤마다 저림으로 잠을 못 자거나 물건을 떨어뜨려 낮 일상이 어려울 때 주사를 고려합니다. 참을 만한 저림이 부목으로 조금씩 줄고 있다면 서두를 이유가 없고, 실제 시점은 증상과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주사는 수근관 안, 정중신경 바로 옆에 소량의 스테로이드와 국소마취제를 넣어 힘줄막의 부기와 신경 주위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입니다. 코크란 고찰에서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는 위약과 비교해 한 달 이내의 증상 호전이 뚜렷했습니다 [10]. 다만 효과의 지속에는 한계가 있어, 시간이 지나면 재발하거나 결국 수술로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고, 장기 추적에서는 비수술 치료군의 약 40% 전후가 수술을 받았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11]. 그래서 주사는 "이걸로 끝"이 아니라, 신경이 더 상하기 전에 염증을 끄고 부목과 생활 교정이 효과를 내도록 시간을 버는 수단으로 설명드립니다.
수근관은 신경과 힘줄 아홉 개가 빽빽하게 든 좁은 공간이라 눈으로 짐작해 찌르면 약이 신경 안으로 들어가거나 힘줄을 다칠 수 있습니다. 저희 진료실은 초음파로 정중신경과 바늘 끝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신경을 피해 그 옆에 약을 퍼뜨리는 방식으로 시행합니다. 주사 뒤 하루 이틀 통증이 늘거나,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당뇨 환자에서 며칠 혈당이 오르는 일은 흔한 편이고 대개 지나갑니다. 스테로이드는 힘줄과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반응이 짧은 주사를 기계적으로 반복하지는 않으며, 효과가 짧게 되풀이되면 근력과 신경전도 결과를 함께 보고 다음 단계를 상의합니다. 효과의 크기와 지속 기간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주사 뒤에는 무엇을 확인하나요
주사는 끝이 아니라 재평가의 시작이며, 반응의 크기와 지속 기간이 다음 단계를 정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입니다. 주사 뒤 첫 2~3일은 국소마취제 효과가 사라지면서 저림이 잠깐 되돌아올 수 있고, 스테로이드의 효과는 며칠에 걸쳐 서서히 나타납니다. 이 기간에도 야간 부목은 계속 착용하도록 권합니다. 압력을 올리는 자세가 그대로면 가라앉힌 부기가 다시 차오르기 때문입니다. 2~4주 뒤 진료에서는 밤에 깨는 횟수, 낮에 저린 시간, 물건을 떨어뜨리는 빈도가 얼마나 줄었는지를 주사 전과 비교하고, 필요하면 초음파로 신경의 붓기가 줄었는지 다시 봅니다.
반응 양상에 따라 길이 갈립니다. 저림이 크게 줄고 몇 달 유지되면 부목과 생활 교정으로 관리를 이어 가고, 전신 요인이 있으면 그 조절에 집중합니다. 효과가 뚜렷했지만 몇 주 만에 되돌아오면 손목이 원인이라는 것은 확인된 셈이므로 한 번 더 주사할지, 근력과 신경전도검사 결과를 보아 수술을 상의할지를 정합니다. 주사에 반응이 거의 없었다면 진단을 다시 의심합니다. 목이나 팔꿈치에서 함께 눌려 있지 않은지, 통로 안에 신경을 미는 다른 구조가 없는지, 말초신경병증이 바탕에 있지 않은지를 이 시점에 다시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반응이 없는 주사를 같은 자리에 반복하는 일은 피합니다.
수술은 언제 필요한가요
엄지 아래 근육이 마르거나 엄지 힘이 뚜렷이 약해졌을 때, 신경전도검사에서 중증일 때, 그리고 주사를 포함한 비수술 치료를 충분히 했는데도 저림이 조절되지 않을 때 수술을 상의합니다. 수근관유리술은 통로의 지붕인 굴근지대를 잘라 신경이 눌리지 않게 공간을 넓혀 주는 수술입니다. 중등도 이상에서는 부목 같은 보존치료보다 수술의 장기 호전율이 높다는 근거가 있고 [11], 수술 뒤 장기 추적에서 70% 이상이 증상과 기능이 크게 좋아졌다고 보고됩니다 [12]. 여기서 "비수술 치료를 충분히"라는 기준은 주사 전에 기다리는 기간이 아니라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부목·주사를 포함한 치료를 시도해 보는 기간을 뜻합니다.
수술에도 한계와 위험이 있습니다. 절개 부위 주변의 손바닥 통증(필라 통증), 일시적인 저림, 드물게 감염이나 신경 손상, 재수술이 보고됩니다 [13]. 손바닥을 여는 개방형과 작은 구멍으로 하는 내시경 방식은 장기 결과가 비슷하고 각각 장단점이 있어 손 상태에 맞춰 고릅니다 [13]. 저는 수술을 마지막 수단으로 두되, 근육이 이미 마르기 시작한 분에게는 미루지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회복 가능성이 시간에 따라 줄기 때문입니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술이 가능한 진료과로 의뢰합니다.
이럴 때 진료를 받아 보세요
- 밤이나 새벽에 손이 저려 깨는 일이 2주 이상 반복될 때
- 엄지·검지·중지가 저리고 새끼손가락은 멀쩡할 때
- 손저림으로 목 치료를 받고 있는데 몇 달째 변화가 없을 때
- 컵·스마트폰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단추 잠그기가 서툴러졌을 때
- 엄지 아래 볼록한 살이 반대쪽보다 꺼지거나 엄지 힘이 약해졌을 때 — 미루지 말고 바로 진료가 필요합니다
손저림은 손목·팔꿈치·목·말초신경 어디에서든 올 수 있고 두 곳이 겹치는 경우도 흔합니다. 저희 의료진은 마취통증의학과(통증의학) 전문의로, 먼저 진찰과 초음파로 눌린 자리를 확인한 뒤 손목터널증후군을 비수술적으로 치료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가려 의뢰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합니다
손이 저린데 손목터널증후군인지 목디스크인지 어떻게 구분하나요
저린 손가락의 범위, 시간대, 목 동작과의 관계로 구분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엄지·검지·중지와 약지의 엄지 쪽 절반이 저리고 새끼손가락은 멀쩡하며, 밤이나 새벽에 심해져 손을 털면 나아지고, 고개를 젖히거나 돌려도 저림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목디스크(경추 신경근병증)는 목이나 날개뼈 안쪽에서 팔을 타고 내려오는 저림이 특정 신경뿌리의 줄을 따라 나타나고, 고개를 젖히거나 아픈 쪽으로 돌릴 때 심해집니다. 두 가지가 함께 있는 경우도 있어 손목 유발검사와 목 진찰을 같은 자리에서 함께 확인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컴퓨터를 많이 써서 생기나요
사무용 키보드·마우스 작업이 손목터널증후군의 단독 원인이라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메타분석에서 컴퓨터 사용 근로자의 위험은 일반 인구보다 높지 않았고, 타자·마우스는 기껏해야 경미한 위험 요인으로 평가됐습니다. 비교적 일관되게 위험을 높이는 것은 강한 힘으로 손목을 반복해서 굽혔다 펴는 작업과 진동공구 사용, 그리고 당뇨·갑상선기능저하·류마티스관절염·비만·임신 같은 전신 요인입니다. 그래서 타이핑 습관만 탓하기보다 전신 요인과 손목 상태를 함께 살핍니다.
손목터널증후군 주사는 언제 맞는 것이 좋고 효과는 얼마나 가나요
저희 진료실에서는 주사 시점을 정해진 주수가 아니라 증상의 강도와 경과로 정합니다. 야간 부목과 생활 교정을 해도 호전이 없거나 나빠질 때, 또는 밤마다 저림으로 잠을 못 자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려 일상이 어려울 때 초음파 유도 스테로이드 주사를 검토합니다. 코크란 고찰에서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는 위약보다 한 달 이내의 증상 호전이 뚜렷했지만, 효과가 오래 유지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 재발하거나 수술로 넘어가는 비율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사는 눌린 신경의 염증을 가라앉혀 시간을 버는 수단이며, 반응이 짧고 근력 저하가 진행하면 수술을 상의합니다.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꼭 수술해야 하나요
대부분은 수술 없이 관리할 수 있습니다. 경도에서 중등도까지는 야간 부목, 손목에 무리가 가는 자세와 반복 동작 줄이기, 필요 시 주사로 조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을 고려하는 기준은 엄지 아래 볼록한 근육이 눈에 띄게 마르거나 엄지 힘이 뚜렷이 약해졌을 때, 신경전도검사에서 중증으로 나올 때, 그리고 주사를 포함한 비수술 치료를 충분히 했는데도 저림이 조절되지 않을 때입니다. 중등도 이상에서는 부목보다 수술의 장기 호전율이 높다는 근거가 있고, 수술 뒤 장기 추적에서 다수가 증상과 기능이 크게 좋아졌지만 상처 주변 통증이나 일시적 저림, 드물게 신경 손상과 재수술도 보고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그냥 두면 어떻게 되나요
임신처럼 일시적 원인이면 출산 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긴 손목터널증후군을 오래 두면 저림이 낮에도 이어지고, 손끝 감각이 둔해져 단추 잠그기나 동전 집기가 서툴러지며, 엄지 아래 근육이 마르면서 힘이 빠질 수 있습니다. 감각이 오래 둔했거나 근육이 이미 마른 뒤에는 신경을 풀어 주어도 회복이 더디거나 불완전할 수 있으므로, 밤에 깨는 저림이 2주 이상 반복되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문헌
- [1]Atroshi I, et al. Prevalence of carpal tunnel syndrome in a general population. JAMA. 1999;282(2):153-158. doi:10.1001/jama.282.2.153 PMID: 10411196. https://pubmed.ncbi.nlm.nih.gov/1041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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